발더스게이트3 친애하는 엘민스터 님께
친애하는 엘민스터 님
편지 내용
친애하는 엘민스터 님께!
제가 지금 요란뻑적지근한 고블린 주인들의 귀빈이 되어 발이 묶인 처지인지라 짧게 적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위험과 역경이야말로 훌륭한 글감이니, 발바닥에 흙을 묻히지 않는 삶보다 지금처럼 발이 묶이는 편이 백번 낫지요. 그러니 오히려 호재인 셈입니다 !
잘 아시다시피 엘민스터님의 겸손한 친구이자 서기인 저보다 꾀가 많고 입담이 좋은 사람도 없습니다. 자칫하면 온 부족을 적으로 돌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고블린 영웅담을 들려줬더니, 저를 덜컥 부족의 역사가이자 바드로 임명하고는 아예 눌러 앉혀 버렸지 뭡니까. 이참에 고블린 부족에서 지내며 풍습과 관습을 직접 관찰할까 합니 다. 물론 여기서 체험한 내용은 제 다음 역작인 "정복자 부락과 함께한 나날"에 수록될 예정이며, 조만간 여러 서점에서 절찬 판매되겠지요. 흥미진진한 발췌문을 편지에 첨부했으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부디 이 소식을 널리 퍼뜨려주십사 합니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유익한 안내서가 출간된다는 소식에 검의 해안은 물론 페이룬 전역의 모험가와 호사가까지 기대에 부풀 테지요!
이쯤에서 줄여야겠군요. 제가 작곡한 노래를 듣고 싶다는 청이 들어왔지 뭡니까. 더욱이 노래를 부탁한 아가씨(네, 제대로 읽으셨습니다!)는 성마른 데다 단단히 무장해서 차마 부탁을 뿌리치기 어렵답니다. 사실대로 말하자니 낯부끄럽지만, 그 아가씨는 저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것 같습니다. 저를 촉새라 부르며 통 곁을 떠날 줄 모르지 뭡니까! 어쩌면 제 책에 고블린 혼례에 관한 내용도 들어갈지 모르겠습니다. 지식을 탐구하는 것이 제 업인데 망설일 수는 없잖습니까.
다시 만나 뵐 그날까지, 제가 열심히 집필 중이라는 걸 온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 주십시오. 곧 선보일 걸작에 관한 소식이 워터딥에서 벨뤼어까지 여관 주인과 용병들의 입에 오르내리도록 해 주시기를!
볼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