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수르에게

안수르에게.

이미 천 번은 말했지만, 다시 한번 말하겠네. 치료법은 없어. 하지만 괜찮네. 나는 괜찮아. 아니, 괜찮은 것 이상이지. 난 그 어느 때보다 좋아. 그런데 왜 자네는 그리 스스로를 괴롭히는가? 물론, 그 이유를 짐작은 하네.

얄 텐그리를 기억하나? 우린 함께 위대한 첨탑을 찾아 몇 개월을 항해 했었잖나. 마침내 첨탑을 찾았을 때, 우린 심하게 앓았지. 하지만 자네는 내 곁을 떠나지 않았어. 단 한 순간도. 그냥 날아가 버릴 수도 있었는데 말이야. 자네는 말했지. 나와 함께, 나의 눈을 통해 경험하는 것엔 의미가 있다고. 여행에 대한 나의 열정을 함께 느끼고 싶다고. 그것은 특권이라고 말이야. 하지만 자네와 여행할 수 있었던 건 오히려 내게 특권이었네.

자네는 내 인생의 가장 큰 행운이었네, 안수르. 난 자네에게 무엇도 바란 적이 없어. 하지만 지금 처음으로 부탁하겠네. 그만 멈추라고. 나는 이제 나의 감정을 알지 못하지만, 자네의 고통은 느낄 수 있네. 꼭 이렇게 될 필요는 없어. 자유를 얻게, 안수르. 날아가게. 그리고 기억해 주게. 내가 자네 곁에 없더라도, 난 언제나 자네의 발더란이란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