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더스게이트3 밀림 여행기
밀림 여행기
해가 지평선 아래로 자취를 감춘 순간, 처음으로 그 소리를 들었다. 마치 수많은 갈대 피리를 한꺼번에 부는 듯한 아름답고도 소름 끼치는 협주곡이었다.
"울루 탈롱." 죠가 나직이 말했다. "놈이 온다."
죠는 등짐을 벗어 던지고 가까운 비터나무 위로 허겁지겁 올라갔다. 좀 힘들었지만 나도 나무를 올랐고, 그렇게 우리는 수풀이 무성한 아래쪽의 동태를 살폈다.
아우! 또 그 소리. 사방에서 얼마나 가깝게 들리는지 머릿속이 멍할 정도였다. 나무 아래의 수풀이 우수수 흔들리면서 마치 물결이 이는 듯한 광경이 펼쳐졌다. 죠가 나더러 조용히 하라고 입술에 손가락을 대는 순간, 놈이 죠를 덥석 낚아챘다. 덩굴인가? 아니면 촉수인가? 정체는 몰라도 사냥꾼은 사냥감을 놓치지 않았다. 울루 탈롱이 죠를 멀리 끌고 가자 공기를 찢던 외마디 비명은 순식간에 잦아들었다.
뒤쫓으려고 얼른 나무에서 뛰어내렸지만 놈은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 풀이 밟히거나 나뭇가지가 부러진 흔적조차 없었다. 오로지 날 부르는 끔찍한 소리에 얽힌 기억만이 뇌리에 각인됐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