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 신도의 일지
1일:
그런 야수는 난생처음 봤다. 온몸이 근육 덩어리고, 어금니는 팔뚝만 했고, 살점이 그을린 냄새를 풍겼지만 어디에도 불길의 흔적은 없었다. 놈이 들이받자 두터운 바위벽이 모래성처럼 무너졌다. 나머지 심판관들은 전부 죽거나 죽기 직전이다.
놈은 지옥의 기사들까지 대동하고 있었다. 하나같이 못으로 벽에 고정한 현판처럼 살갗에 붙박은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채였다.
3일:
갇히고 말았다. 다시금 맹공이 휩쓸고 지나가면서 벽이 무너져 내렸다. 잔해를 파기 시작했지만 가망이 없다...
7일:
이제 끝이다. 부디 샤께서 그림자로 날 지켜주시길.